얼마 전 한 벤처 대표를 만났는데 퇴사자들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한두 명의 퇴사자가 나타나면 자신이 뭔가 경영을 잘못한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일리노이대학의 가젠드란 교수는 다국적 IT 기업의 직원들을 조사하면서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① 상사가 나쁜 리더일 때 퇴직자가 많다.
② 상사가 좋아질수록 퇴직자는 감소한다.
③ 상사가 더 좋아지면 퇴직자는 다시 증가한다.

훌륭한 상사를 만날수록 퇴직자는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과는 다른 결과였다.

그런데 잘 살펴보니 퇴직자들의 퇴직 이유가 달랐다. 좋은 리더와 같이 일했던 구성원들은 '행복한 퇴사자'였다. 즉 좋은 리더 밑에서 실력을 키우고 성장하게 되어 이직이 쉬워진 것이다. 이 경우 퇴사자는 퇴사 후에도 이전 리더와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했다.

그러나 나쁜 리더와 같이 일했던 구성원들은 '불행한 퇴사자'였다. 그 회사와 리더가 싫고 성장이 없어서 퇴직한 것이다. 이 경우 퇴사자는 대부분 이전 리더와 관계를 끊어버렸다.

좋은 리더나 나쁜 리더나 산하 구성원들의 퇴사는 일어날 수 있다. 단지 퇴사의 이유가 다르고 퇴사 이후의 관계가 다르다.

물론 이 연구는 이직이 빈번한 미국의 다국적 기업, 그것도 IT 기업을 대상으로 했기에 일반화하는 데 한계는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사점이 있다.

당신이 괜찮은 리더라면 퇴사자가 있다고 해서 너무 실망하지 말라. 당연히 발생하는 현상이다. 당신이 나쁜 리더라서 떠나는 게 아니다. 오히려 훌륭해서 떠날 수도 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당신이 리더라면 직원의 퇴사를 어떻게 볼까? 퇴사자를 잡을 수 있다면 잡되, 잡지 못한다면 퇴사 후라도 좋은 네트워크를 만들라.

당신이 퇴사자라면? 퇴사 후 이전 회사나 이전 상사 욕하고 다니지 마라. 그 회사에 있는 직원들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쏟아붓지 마라. 특히 그 회사가 모두가 싫어하는 회사나 그 상사가 모두가 싫어하는 상사가 아니라면 말하는 자신만 이상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가능한 이전 회사, 이전 상사, 이전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라. 세상은 너무 좁아 언제 어디서 어떤 관계로 다시 만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