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벤처 CEO들이 이렇게 말한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를 다룬 책을 읽고, 완전히 믿고 맡기는 자율적인 문화를 만들려 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엉망이 됐습니다. 그래서 하나하나 지시하고 마이21크로 매니지를 하니 그나마 조직이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한다.

어떤 리더를 만났더니 회사에 애자일 실행을 도입했는데 이상하게 더 엉망이 되었다고 한다. 또 어떤 리더는 경영 관련 서적을 읽고 공사를 명확히 구분하기로 결심한 뒤 직원들에게 사적인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직원들이 회사를 나간다고 한다.

우리가 책을 읽거나 어떤 최고의 실행을 도입할 때 주의할 것 중 하나는 ‘콘텍스트(context)’를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책이나 강연에는 콘텍스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다. 저자들이나 강연자들 또한 다른 회사들의 사정을 알 리가 없다.

그래서 듣고 읽고 배운다고 다른 회사의 성과가 복제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리더가 이 콘텍스트를 읽지 못한다. 그래서 실패하고 그 실행은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하며 또 다른 극단으로 가게 된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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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완전한 자율을 추구할 수 있다면 그 이유는 구성원들의 역량이 뛰어나고 목표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콘텍스트가 바닥에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콘텍스트를 보지 않고 겉에 드러난 '자율'만을 이식하려고 할 때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리더들은 자신과 자신의 조직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멋진 실행도 맞지 않는 옷이 된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예전의 방식만 고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당연히 훌륭한 실행을 도입하고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다만 자신의 회사의 ‘핏(fit)’과 맞게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은 동일한 함수를 쓰는 수학 문제 풀기가 아니다. 똑같은 인풋을 넣었다고 해서 똑같은 아웃풋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 회사의 함수는 타 회사의 함수와 다르기에 동일한 인풋을 넣어도 다른 아웃풋이 나온다.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시행착오를 거듭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좋은 실행을 배우는 것은 좋으나 맹신하면 위험한 이유이다. 영어로 된 멋진 경영용어가 자동으로 우리 회사의 성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