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To Do List’를 작성하는 것은 이제 습관화됐다. To Do List 중에서 완료된 일들의 목록을 정리하다보면 힘만 쓰고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한 일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따로 정리해봤다. 이름 하여 '실패 리스트'. 그동안 추진하다가 중간에 어그러진 일들, 또는 나의 판단착오로 시간만 낭비했던 일들의 목록과 그렇게 된 이유를.


/사진=Pixabay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1. C사 프로젝트 : 첫 제안 이후 좀 더 치밀한 후속조치를 못해 중간에 김이 빠져 버렸다.
  2. 김00 대표건 : 실무자와의 작은 마찰과 오해를 제때 풀지 못해 일을 키웠고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다. 빨리 대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3. 박00 팀장 프로젝트 : 사전에 충분한 판례 리서치 없이 무조건 될 거라고 낙관한 잘못이 있다. 공연히 큰 소리만 친 격이 되어 서로 민망해져 버렸다.
  4. 최00 교수 프로젝트 : 너무 마음이 앞섰다. 나라도 상대방이 그런 식으로 나오면 경계를 했을 것이다. 왜 그리 급했던가.



적다보니 다시 속이 쓰렸다. 하지만 문제가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살필 수 있었기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복기(復碁). 바둑에서 한 번 두고 난 바둑의 판국을 비평하기 위하여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 보는 것이다.




바둑의 고수들은 복기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재능을 가진 상대를 넘어서는 방법은 노력뿐이다.
더 많이 집중하고 더 많이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패배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준비''를 만들어준다.
이창호의 <부득탐승>



또 피터 드러커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시행착오를 경영하라.
시행착오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시행착오 속에서 교훈을 얻자.

그래서 실패 리스트 작성은 나의 '시행착오 경영' 방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