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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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명나라 학자 유기의 저서 <울리자(鬱離子)>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한 상인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데 배가 물에 가라앉게 되었다. 그는 죽을힘을 다해 몸부림을 치며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마침 지나가던 어부가 배를 타고 구해주러 왔다. 상인이 말했다. "당신이 만약 나를 구해주면 금 100냥을 주겠소!"

그런데 어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져 기슭에 오르자 상인은 그에게 금 80냥만 주었다.

"애초에 약속하기를 금 100냥을 준다고 하지 않았소?" 어부는 상인에게 신용을 지키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상인은 반대로 어부가 욕심이 너무 많다고 핀잔을 주었다. 어부는 더 이상 상대하지 않고 가버렸다.

몇 년 후 상인은 배를 타다 또 위험에 부닥치고 말았는데 묘하게도 지난 번 자신을 구해준 어부를 비롯한 여러 명의 어부들과 다시 마주했다.

"저 사람이 바로 말에 신용이 없는 사람이다." 어부가 곁에 있던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어부들은 그 상인이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면서도 배를 세우고 구해주려 하지 않았다. 결국 상인은 강물에 빠져 죽었다.

세상이 꽤 넓다고 생각하지만 또 엄청나게 좁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상황이 달라졌다고 내뱉었던 말들을 뒤집기 시작하면 순간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도 있으나 결국에는 자신의 발목을 잡게 됩니다. 나의 실언이 내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나로부터 등을 돌리게 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음을 항상 유의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