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법률 미꾸라지’라고 표현한 김기춘 전 실장의 일관된 “모른다” 레퍼토리와 의원들의 여전히 준비 안 된 무딘 질문 때문에 7일 2차 청문회에서도 장타는 없었다. 그럼에도 몇 가지 확인된 사실들을 정리한다.
개싸움이 커져서 게이트가 됐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는 최순실과 사이가 틀어지면서 TV조선에 최순실 관련 내용을 제보, 현 국정농단의 판도라 상자를 연 인물이다. 당시 그는 대통령 순방일정이나 차은택의 기업자료, CCTV 자료 등을 가져가 제보했다.
고영태는 이날 청문회에서 어떤 이유로 한때 돈독했던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폭로하게 됐는지, 왜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졌는지 털어놓았다.
이완영 의원(새누리): 아까 두 분(최순실, 고영태)이 싸워서 차은택 씨한테 전화왔다고 진술이 있었는데 어떤 상황입니까?
고영태: 그때 저한테 정유라의 강아지를 잠깐만 맡아달라고 했는데 제가 그 강아지를... (잘 돌보지 못해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청문회가 정회된 시간에 기자들과 만나)
고영태: 최순실씨가 정유라의 개를 키우는데 그 개를 나한테 맡긴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골프를 하느라 개를 혼자 두고 나갔다고 싸웠습니다.
안민석 의원(더민주): 최순실이 각종 주사제 또는 프로포폴 중독이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입니까?
고영태: 그 프로포폴을 직접 맞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정확히 말씀을 못 드리겠고, 병원은 자주 다닙니다.
안민석 의원: 약물중독에 걸려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고영태: 약물중독보다는 그냥 같은 말을 또 하고 같은 말을 또 하고 이런 걸 경험한 적은 있습니다.
차은택: 굉장히 가까운 관계라 생각했습니다.
하태경 의원: 친구사이? 가까운 절친?
차은택 :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태경 의원: 최순실이 대통령을 배후에서 상당히 조종하고 있구나, 영향력이 있구나 이런 판단을 했다는 말이죠?
차은택: 조종이나 이런 부분은 모르겠지만, 사실 (대통령에게) 이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손혜원 의원(더민주): 최순실이 바라보는 김종 증인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고영태: 최순실이 바라보는 김종 차관은 수행비서...
손혜원 의원: 시키는 일을 다 알아서 하는?
고영태: 네
최교일 의원(새누리): 최순실이 연설문을 고친 정황이 여러 군데서 드러나고 있고 그와 관련된 비선모임이 있다는 것이...
차은택: 그런 모임은 저는 보지 못했고요. 제가 연설문 관련해서는 그런 경험은 한 번 있습니다. 저한테 문화창조나 문화콘텐츠 관련해서 제 생각을 써달라고 얘기해서 제가 최순실 씨한테 써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느 날 대통령의 연설에 포함돼서 그 내용이 몇 문장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최교일 의원: 그러면 차은택씨로부터 그 얘기를 듣고 최순실이 연설문 고치는 데 사용했다 이렇게 추측할 수 있습니까?
차은택 : 네, 맞습니다.
하태경 의원: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인지한 것은 언제입니까.
차은택: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추천드린 적이 있습니다. 최씨에게 요청을 받고 몇 분을 추천 드렸는데, 계속 재요청을 받아 마지막에 김종덕 장관이 된 것으로…(인지했다)
이만희 의원(새누리): 차 전 단장 소유인 아프리카픽처스가 수주한 47편의 광고 중 26편이 KT 광고였습니다. 이 중 10억 원을 개인이 유용했다고 인정합니까?
차은택: 공소장에 나와있는 10억원 횡령은 11년간 부모님 용돈을 드리려 차명으로 했던 것입니다. 인정하고 반성합니다.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4월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주먹구구식 운영에 반발하다 대통령 지시로 해임됐다.
도종환 의원(더민주): 문화창조융합벨트는 각종 문화사업을 통해 사적 이익을 취한 박근혜, 최순실의 핵심 문제사업입니다. 재직하는 동안 가장 큰 문제는 뭡니까?
여명숙: 합법 또는 적절한 시스템인 것처럼 가장해서 구조적으로 국고가 새어나가게 하고 그것을 방조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것, 그것이 가장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도종환 의원: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차은택 증인이 틀을 짜 놓은 사업으로 보십니까?
여명숙: 저는 수시로 그렇게 들었습니다.
도종환 의원: 비망록에 보면 이건 문화부판 4대강 게이트 수준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게 말한 이유, 배경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명숙: 4대강 얘기를 꺼낸 것은 그 스케일과 앞으로 불어 닥칠 국가적인 문제 상황과 영향력 규모 그 면에서 였습니다...국가적인 자존심과 정신을 난도질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당일 의료 행위?
김기춘 : 없던 것으로 안다
-청와대 관저에서 일어난 일?
김기춘 : 모른다
-대통령의 사사로운 생활?
김기춘 : 모른다
-세월호 7시간 당시 머리 손질?
김기춘 : 모른다
-대통령, 주사 맞은 것?
김기춘 : 모른다
-최순실?
김기춘 : 모른다. 만난 적 없다
-통진당 해산 사전에 알았나?
김기춘 : 몰랐다
-김영한 비망록의 ‘長’ 표기, 비서실장 아닌가?
김기춘 : 모른다
-세월호 시신 인양 반대한 적 있나?
김기춘 :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