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중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사진=뉴시스
2일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중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사진=뉴시스

재벌 저격수이면서 동시에 합리적 개혁론자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일 열렸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이 모두 도마에 올랐다. 의혹과 김 후보의 답변 등 요점을 정리한다.

1. 은마아파트 위장전입 → 아내 치료 위해 실거주

의혹  
김 후보는 2004년 예일대 연수를 가면서 목동 현대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겼다가 7개월만인 2005년 2월 예전 주소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전입신고를 했다. 야당 의원들은 실제 거주를 하지 않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주소지만 옮겨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명
김 교수는 아내의 대장암 치료를 위해 은마아파트에 실제 거주했으며 관리비 납부내역 등 실제 거주 증빙자료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안식년 중에 아내가 거리에서 쓰러졌다. 대장암 말기 판정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1년 생존율이 반반이었다. 그때 수술한 병원이 강남의 모병원이다. 제가 은마아파트에 살지도 않고 위장 전입했다고 보는 것은 안타깝다. 전세계약서가 있었다면 소명됐을 것인데 불행히도 보관하지 않았다. 대신 관리비를 납부한 은행 기록은 갖고 있으니 확인할 수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뉴시스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뉴시스

2.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 위법은 아니지만 송구 

의혹
김 후보는 1999년 목동 현대아파트를 1억7550만원에 구입할 때 양천구청에 거래가 5천만원의 다운계약서를 썼다.  

해명
김 후보는 당시 관행에 따른 것이지만 현재 국민 법 감정에 맞지 않은 점은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는 2006년 1월부터이다. 

“당시 아파트 계약서는 공인중개사와 법무사에게 맡기는 것이 관행이었다. 지금 기준에서 국민 법 감정에 맞지 않은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저도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5천만원으로 신고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제 책임 하에 계약서가 제출됐느냐고 물으면 ‘맞다’고 대답하기에는 당시 관행이 그랬다는 것이 제 답변이다.” 

부인 취업 특혜 의혹 제기에 답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사진=뉴시스
부인 취업 특혜 의혹 제기에 답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사진=뉴시스

3. 부인 취업 특혜 → 경쟁자 없었고 자격 갖췄다 

의혹
김 후보의 부인은 2013년 서울 한 공립고 계약직 영어회화 강사로 취업할 당시 토익 기준점수 901점에 못 미치는 900점 성적표를 제출하고 합격했다. 이에 특혜가 있었고 지금까지 특혜성 취업이 유지됐다는 것. 

해명
김 후보는 당시 채용과정에서 경쟁자가 없었고 부인이 그 이전 경기교육청 시험에 합격해서 초등학교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했던 만큼 자격을 갖췄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2013년 지원 때 다른 경쟁자가 없었고 2012년 경기교육청 영어강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강사자격을 갖추었기 때문에 선발된 것으로 안다. 2017년 재 선발은 배우자가 그만두기로 하고 이미 퇴직금까지 받았으나 학교 요청으로 계속 일하게 된 것이다.” 

이상한 한성대 총장은 김상조 후보자의 시민단체 소장 겸직이 비영리 활동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증언했다. /사진=뉴시스
이상한 한성대 총장은 김상조 후보자의 시민단체 소장 겸직이 비영리 활동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증언했다. /사진=뉴시스

4. 외부강연료 소득세 탈루 → 국세청 자료에 근거해 납세

의혹
김 후보는 최근 5년 동안 114건 외부 강연으로 8,862만원의 소득을 올렸다고 신고했다. 야당은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 강연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고액강연을 하고도 소득신고를 일부 누락했을 거라는 의혹. 

해명
김 후보는 국세청 홈택스 시스템 기재사항에 근거해 누락 없이 신고했으며 어떤 자료가 누락됐는지 의원들이 자료를 제시하면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저는 매년 5월 세무전문가의 조언 받아 신고한다. 지급한 측이 (국세청에) 신고하면서 홈택스에 기재된 것에 대해 빠짐없이 신고했다. 누락이 있으면 알려 달라. 1년에 수십 건의 강연, 토론회가 있는데 지급 의무자가 신고 안할 경우 제가 매일 기록했다가 사업자등록번호 확인해서 홈택스에 따로 기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5. 신용카드 사용 신고금액 '0' → 소득공제 기준 안 넘어 ‘0’ 

의혹
김 후보는 연말정산시 신용카드 사용금액을 0원으로 기재해 소득보다 소비가 지나치게 적다는 의혹. 

해명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 게 아니라 사용금액이 소득공제 기준인 급여총액의 25%를 넘지 못해 한성대 전산 시스템으로 연말 정산할 때 0원으로 잡힌다는 것.

“신용카드 안 쓰는 게 아니다. 25% 넘을 때만 적는데 이에 미달해 0으로 잡혔다. 저희 부부의 연간 카드 사용액이 2000만원 정도다. 은행 이체나 인터넷 뱅킹으로 지출하는 생활비도 많다. 그렇게 검소하게 사는 것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100시간 정도 일한다. 52시간이 아니라 68시간으로만 단축되어도 행복할 듯하다. 돈 쓸 틈이 없어서 돈을 못 썼다.” 

군 장병들. /사진=뉴시스
군 장병들. /사진=뉴시스

6. 외부 시민단체 겸직 → 한성대 총장 "비영리라 문제없다"

의혹
김 후보는 경제개혁연대 소장, 한국금융연구센터 소장을 지냈다. 야당은 한성대 총장이 겸직 허가를 내린 적 없다며 공정위원장 뿐만 아니라 교수직까지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해명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한 한성대 총장은 김 후보가 시민단체에서 봉급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겸직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김 교수가) 활동한 곳은 시민단체라 특별히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교수를 하면서 봉급을 받는 직책에 근무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있다. 정식으로 봉급을 받는 직은 겸할 수 없지만 봉급을 받지 않은 직은 겸직으로 보지 않는다.” 

7. 논문 자기표절 → 승인 받고 게재 하지만 송구 

의혹
2000년 8월 노사정위에서 연구비 700만원을 받고 제출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같은 해 12월 학술지 산업노동연구에도 게재해 자기 표절 논란. 

해명
김 후보는 12월 게재할 당시 노사정위의 승인 받았지만 지금의 윤리규정에 비춰보면 미흡한 점이 있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저는 연구실에만 있는 연구자라기보다 현실 참여 시민운동가로 살아왔다. 한국경제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외부 원고 청탁 요청이 오면 응한다. 학술지 요청으로 기고하는 과정에서 큰 주제에 집중하다보니 각주 처리나 참고문헌 처리에 문제가 생겨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2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김상조 후보자의 낡은 가방. /사진=뉴시스
2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김상조 후보자의 낡은 가방. /사진=뉴시스

8. 아들 군복무 특혜 → 자료 접근 어려워 확인 불가

의혹
김 후보 아들은 2011년 1월 육군 입대해 3월에 소총병으로 배치된 뒤 7월 근무병으로 보직변경이 됐다. 여기에 복무기간 중 잦은 휴가를 나왔다는 주장까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해명
김 후보는 "아들 병역 관련 자료는 병무청으로부터 받아서 제출할 수가 없다. 제 입장에서는 (국회의원들처럼) 국방부 자료를 볼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9. 20년간 외부 연구비, 사외이사, 용역 일절 거부한 '3무'

김 후보는 자신에 대한 의혹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학자이자 시민운동가로 살아온 소회를 밝혔다.

“기업을 상대로 시민운동을 하는 20년 동안 칼날 위에 서 있는 긴장감을 갖고 살아왔다. 제 활동에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면 저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의 성과가 모두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하려고 노력했다.

지난 세월 제가 기업이나 정부로부터 어떠한 연구비 또는 위원회, 사외이사, 이와 같은 것들에 대해 일체 거절을 해왔다. 그럼에도 최근 정치, 사회, 경제적 변화를 보면서 이제 제3자 입장에서 훈수만 두는 건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현실 정치에 직접 참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