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가 접목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확 바뀌고 있다.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강자들이 오프라인에 뛰어들고 있고 기존 오프라인 강자들이 앞 다퉈 디지털 기술을 차용하면서이다. 

아무리 온라인 쇼핑이 잘 나가고 있다고 하지만 쇼핑의 대세는 여전히 오프라인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2022년 전 세계 쇼핑의 83%는 여전히 오프라인 쇼핑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IT 덕분에 마트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정리한다. 

점원이 필요 없다! 무인마트~
22일(현지시간) 일반인에게 개장한 아마존고/사진=AFP
22일(현지시간) 일반인에게 개장한 아마존고/사진=AFP
아마존은 22일(현지시간) 무인 식료품점 ‘아마존고’(Amazon go)를 정식 개장했다. 지난해 12월 시애틀에 문을 연 뒤 아마존 직원들에게만 개방하다 이번에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고객은 아마존고 앱을 켜 입장한 뒤 원하는 물건을 집어 나오면 된다. 인공지능과 IoT(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인식 센서 카메라가 고객 동선을 따라 다니며 구매 목록을 확인한다. 

계산은 앱에 미리 등록한 모바일 결제수단으로 자동 결제된다. 향후 아마존고의 무인시스템이 아마존이 인수한 홀푸드에 도입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도 지난해 7월 항저우에 무인마트 타오카페(Tao cafe)를 열었다. 고객은 쇼핑을 한 뒤 ‘결제 문’(payment door)을 통과하면 된다. 기계가 알아서 상품을 스캔해 알리페이(알리바바 모바일 결제 플랫폼)로 자동 결제한다. 결제는 5초면 완료된다. 

1시간마다 바뀌는 디지털 가격표
고객마다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는 세이프웨이의 '저스트 유' 가격/사진=세이프웨이 제공
고객마다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는 세이프웨이의 '저스트 유' 가격/사진=세이프웨이 제공
미국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Kroger)는 지난해 10월 켄터키주 콜드스프링 매장에 ‘크로거 엣지’라는 디지털 가격표를 도입했다. 종이 가격표가 붙어있던 자리에 4인치의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1시간마다 새 가격이 표시되도록 했다. 

신선식품과 초밥 등 즉석식품은 마감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할인된 가격을 표시해 고객을 유인한다. 또 상품가격을 온라인과 실시간 비교해서 최저가격으로 변경하기도 한다. 
  
디스플레이에는 가격 외에 영양성분도 표시한다. 고객이 앱에 자신의 알레르기 성분을 체크해두면 문제의 식품이 진열된 선반 앞을 지날 때 주의 알림을 받을 수 있다.    

같은 물건도 고객에 따라 맞춤형 가격
온라인처럼 실시간 가격이 변동 되는 크로거의 디지털 선반 사진/사진=크로거 제공
온라인처럼 실시간 가격이 변동 되는 크로거의 디지털 선반 사진/사진=크로거 제공
미국 슈퍼마켓 체인 세이프웨이(Safeway)는 ‘저스트 포 유(Just For U)’라는 고객 맞춤형 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다. 고객의 과거 쇼핑이력을 분석해 맞춤형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같은 계란을 구매해도 얼마나 자주 구매했는지, 어린 자녀가 있는지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고객 맞춤형 쿠폰은 매장방문 유인 효과가 크다. 세이프웨이에 따르면 1달러 쿠폰이 8달러 매출로 이어지고 있고 전체 매출의 45%가 이 고객 맞춤형 쿠폰에서 발생하고 있다.  

매대 관리는 로봇이
월마트는 지난해 10월부터 50개 점포에 매대 관리 로봇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높이 61cm의 로봇들이 매대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재고, 제품 배치 오류 등을 점검한다.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가 매대를 스캔하는데 재고가 부족하거나 잘못 놓인 상품을 찾으면 사진을 찍어 통보한다. 직원보다 3배 빠르게 매대를 점검할 수 있다. 

장바구니조차 필요 없다! 
알리바바는 2015년부터 베이징과 상하이에 신선식품 마트 허마셴셩(盒马鲜生)을 13개 넘게 열었는데 이 매장에서 고객은 장바구니가 필요 없다. 앱으로 상품 QR코드를 스캔하면 알리페이로 자동 결제된다. 

그러면 직원들이 주문 접수 10분 안에 상품을 담아 집으로 배송해준다. 매장이 일종의 쇼룸(showroom)이 되는 셈이다. 현재 이 매장의 단위 면적 당 매출이 일반 마트의 3~5배에 달한다. 

이 같은 오프라인 매장의 변신에 대해 포브스는 "가격 경쟁만으로는 온라인 공룡인 아마존의 쇼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음을 깨달은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자신만의 강점인 매장에서의 경험을 디지털화하는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짜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