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점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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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공유회사 우버가 지난 9일 점프바이크(Jump Bikes)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점프바이크는 전기모터로 달리는 전기자전거 공유회사다. 인수금액이 2억 달러(약 2136억 원)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왜 자동차 공유회사가 자전거 공유회사까지 인수한 걸까? 


일단 돈벌이가 될 거라는 판단이다. 우버는 지난 2월 한 달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 앱에서 점프바이크를 이용할 수 있는 시범운영을 했다. 이 결과 자전거 1대당 하루 평균 이용횟수가 6~7회, 주행거리는 2.6마일(1.4km)이었다. 매출은 1대당 하루 10~14달러였다. 전기자전거 1대당 제조비용이 1000달러이니 100일만 돌리면 제조원가는 뽑는 구조이다. 


/사진=점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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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버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기자전거를 통해 자동차 이동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이용자의 출발구간과 도착구간은 혼잡한 도시나 주차하기 힘든 곳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구간에선 전기자전거가 자동차보다 유리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자동차의 골칫거리인 ‘퍼스트-라스트 마일(first-last mile)’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퍼스트 마일은 자동차나 지하철, 버스 등을 타기까지의 첫 번째 이동 구간이고 라스트 마일은 최종목적지에 도착하는 마지막 이동 구간을 의미한다. 


아무리 교통인프라가 좋아도 지하철역이나 버스정거장, 자동차와 최종목적지 사이에는 별도의 이동수단이 필요할 때가 많다. 공유자전거가 바로 이 공백을 메워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우버와 점프바이크의 시너지는 바로 이 대목이다. 예를 들어 우버의 공유차량으로 여행지로 이동한 뒤 관광은 점프바이크로 하는 식이다. 


나아가 우버는 점프바이크 인수로 차량공유 모델을 넘어서겠다는 구상이다. 우버는 조만간 새로운 앱을 공개할 예정인데 지금은 공유차량 호출과 카풀 기능밖에 없지만 앞으로 자전거, 대중교통 예약, 자동차 렌트까지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우버는 이미 영국 모바일 티케팅 회사 마사비와 제휴해 우버 앱에서 열차표를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점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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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매체 와이어드는 “우버의 점프바이크 인수는 우버가 택시 대용품이 아니라 도시 모빌리티(이동성) 기업으로 보이기를 바라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도 “우리의 최종 목표는 차량 소유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중교통, 렌트카, 자전거, 차량공유 등은 서로서로 잠식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다라 코스로샤히는 “도시의 모든 이동수단을 우버가 장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한다. 자동차, 자전거, 버스 지하철 등이 도시 이동과 관련한 플랫폼 전체가 우버 손에 들어온다면 교통수단 사이의 잠식으로 인한 손실도 한 때라는 판단이다.   


이런 그림은 우버만 그리고 있는 게 아니다.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은 올 초부터 앱에서 디디추싱이 투자한 오포나 블루고고 같은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인도 차량공유업체 올라는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자전거 공유사업 '올라 페달'을 시작했다. 싱가포르의 그랩도 연내 자전거 공유 플랫폼 사업 출시를 준비 중이다. 도시의 이동 전체를 놓고 차량공유 회사들 간의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