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회계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신입사원 연수 과정에 회계 강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회계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강의를 준비하면서 생각해보니, 막상 신입사원들이 현장에서 회계를 얼마나 써먹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회계를 잠깐 배웠다고 해서 당장 재무제표 분석을 척척해낸다거나, 주식투자의 귀재가 된다거나, 성과가 높아진다거나 하는 꿈같은 일은 일어나지는 않으니 말이다. 사실 아무리 회계가 중요하다지만, 직장인들 대부분은 회계를 몰라도 잘 산다.


어차피 활용도 못할 회계라면 굳이 어려운 용어며, 이론이며 다 배워야할 필요는 없다. 그저 회사 생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도만 알아도 충분하다. 더구나 회사 생활에서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회계 규칙들은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양이 많지도 않다. 앞으로 지극히 상식적이고 간단하지만 필수적인 몇 개의 회계 규칙을 ‘회계독서법’으로 정리해 볼 것이다.

 

회계독서법을 시작하려면 먼저 다음의 ‘쉬운 회계를 위한 세 가지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질문이라고 해서 긴장할 필요는 없다. 회계를 떠올리면 많이 들어보았을 흔한 내용들이다.


쉬운 회계를 위한 질문① 회계, 어려울까, 쉬울까?

 

회계는 어려울까, 쉬울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다”라고 대답을 한다. 그런데 이것은 정답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답이기도 하다.

 

회계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소수의 회계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어려운 회계’이고, 두 번째는 대다수의 일반인들을 위한 ‘쉬운 회계’다. 이제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해진다. 즉, 어려운 회계는 어렵고, 쉬운 회계는 쉽다.

 

회계를 어려운 것과 쉬운 것으로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회계는 어렵다’는 편견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우기도 전에 회계를 포기하거나 회계에 대한 관심을 끊기 때문이다. 이제 회계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 어려운 회계는 몰라도 된다. 회계 전문가가 될 것이 아니라면 일반인들은 쉬운 회계만 알면 된다.


쉬운 회계를 위한 질문② 회계는 무엇인가?

 

회계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가장 식상하고도 정답에 가까운 대답은 바로 “회계는 회사의 언어”라는 것이다.(공식적으로는 회사의 재무정보를 측정하여 전달하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회사와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회계를 통해 다음과 같은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① 회사가 재무제표(재무(財務)에 관한 모든(諸) 서류(表))를 작성하면 ② 이해관계자들이 재무제표를 분석하여 의사결정에 활용한다. 의사소통은 언어의 중요한 기능이므로 회계를 회사의 언어라고 부르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냥 남들 다 하는 흔한 그런 이야기이다.

 

본론은 지금부터다. 두 번째 회계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면서 기억해야 할 것은 회계가 ‘작성(쓰기)’과 ‘분석(읽기)’의 2가지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회계 전문가는 어려운 회계를 사용하여 재무제표를 작성한다. 즉, 회계 전문가는 재무제표라는 작품을 집필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일반인들은 작성된 재무제표를 읽는 사람, 즉, 독자다. 독자는 재무제표가 어떻게 집필되는지 그 과정에 대해 알 필요가 없다. 그저 재무제표를 읽는 방법만 알면 된다.

 

 

사실 재무제표 읽는 방법은 누가 읽는지, 왜 읽는지 등에 따라 그 난이도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직장 생활이나 창업 생활에서 필요한 재무제표 읽기는 그렇게 고차원적인 것은 아니다. 일반인이 직장 생활·창업 생활에서 쉽게 재무제표를 읽는 방법을 ‘회계독서법’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쉬운 회계를 위한 질문③ 회계는 중요한가?

 

신입사원들은 대부분 회계와 관계가 없는 직장 생활을 한다. 차변이나 대변(회계에서 각각 왼쪽과 오른쪽을 뜻하는 용어다)을 몰라도, 재무제표를 몰라도 회사에서 눈치 볼 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렌 버핏처럼 성공한 사업가나 정치인 등 소위 말하는 저명한 인사들은 한결같이 ‘회계가 중요하다.’, ‘회계를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당장 몰라도 불편함이 없는데, 왜들 그렇게 회계가 중요하다는 것일까.

 

1. 회계가 필요한 사람들

신입사원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직책에 오르고 나면 비로소 회계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창업을 했거나,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에게도 회계는 중요하다. 즉, 의사결정을 하거나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회계가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이때 필요한 회계는 당연히 어려운 회계가 아니라 쉬운 회계다.

 

 

2. 회계를 몰랐을 때 생기는 일들

회계를 모른다고 회사가 반드시 망하지는 않는다. 다만 회사에 불리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반대로 회계를 알면 회사에 긍정적인 제안을 하고, 유리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회계는 회사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회계를 몰랐을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를 알면 회계가 더 절실해질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회계독서법의 세부 내용에서 차차 살펴보기로 한다.





쉬운 회계를 위한 세 가지 질문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다면 이제 회계를 배울 준비가 된 것이다. 회계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회계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펴볼 것은 쉬운 회계 중에서도 특히 쉬운 내용으로만 구성된 회계독서법이다. 그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을 예정이다. 그러니 일단 여기까지 왔다면 회계를 절반은 배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