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네트워킹 및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은 이제 전 세계인들이 일자리를 구할 때 접속하는 곳이 됐다.
1분마다 6명의 채용이 진행되고 4,500개의 구직 지원서가 제출되고 있다.
그동안 링크드인은 전문직들이 실명으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가장 신뢰받는 소셜미디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쿨하지 않은 소셜미디어'라는 평가도 받았다. 어른들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라는 것이다.
실제 2020년 시장조사기관 빅사리서치(Bixa research)에 따르면 19~24세 미국인 50% 이상이 링크드인 계정을 가지고 있지만 96%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는 링크드인을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소셜미디어라고 아직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링크드인은 전 세계 7억명의 비즈니스 종사자들로 구성된 커뮤니티이다. 매주 수억 개의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이것이 미래를 보장한다는 말은 아니다.
주 사용 연령층이 나이가 들고 있기 때문에 젊은 인구를 끌어들일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MS CEO 사티아 나델라, 2020.12.2, MS 주주총회)
그래서 링크드인은 사회 초년생 또는 취업 준비생이 된 Z세대를 불러오기 위해 지난 몇 년간 다양한 실험을 해오고 있다.
1. 오픈 투 워크
2020년 9월 도입한 '오픈 투 워크' 기능의 대상은 주로 사회초년생들이다. 대학 졸업자 등이 채용 담당자 등 공개 범위를 정해 프로필 사진에 'open to work' 배너를 걸어 놓을 수 있다.
그동안 채용 담당자들이 인재를 검색하면 프로필과 포트폴리오 위주로 추천이 되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들에겐 기회가 많이 가지 않았다. Z세대를 모으기 위한 기능인 셈이다.
현재 회사에 다니고 있더라도 채용 담당자들에게만 'open to work'를 밝힐 수도 있다. 이직이나 전직 의사가 있음을 공개하는 것이다. 이 역시 이직을 성장의 기회로 여기는 Z세대에게 좋은 반응이다.
이밖에 특정 회사에 '좋아요'를 눌러 관심을 표시할 수 있게 한 것도 회사에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선택하고 싶어 하는 Z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2. 링크드인 스토리
2020년 9월 인스타그램, 스냅챗처럼 24시간이 지나면 사진이나 동영상이 사라지는 '링크드인 스토리' 기능을 추가했다.
즉석에서 영상, 사진을 찍어 올릴 수 있고 기존 영상을 20초 이내로 편집해 올릴 수도 있다. 텍스트와 스티커를 이용해 게시물을 꾸미거나 '@아이디'를 통해 다른 사람을 태그할 수도 있다.
링크드인은 이 기능을 통해 구인‧구직자들이 보다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프로필과 포트폴리오를 보고 접촉하는 무거운 만남이 대부분이었다면 스토리 모드에서는 자신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채용 담당자들에게 어필하거나 채용 기업도 사무실 풍경을 담아 회사를 소개할 수 있도록 했다.
3. 링크드인 크리에이터 모드
2021년 3월 도입한 '링크드인 크리에이터 모드'는 '링크드인 스토리'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기능이다.
사용자들이 자신이 구직을 위해 만든 게시물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피드백에 따른 것이다.
크리에이터 모드는 한마디로 링크드인에서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적용하면 개인 연락처를 주고, 받을 만큼 가까운 사람들끼리만 연결되는 기존의 '1촌 맺기' 대신 '팔로워' 수가 표시된다. 누군가를 팔로우하면 1촌이 되지 않고도 상대가 업데이트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
150명 이상의 팔로워를 모아 크리에이터가 된 사용자는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을 제작해 올리거나, 클럽하우스처럼 오디오 기반 이벤트를 개최할 수도 있다.
또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정기적으로 뉴스레터를 발행해 모든 팔로워에게 전송할 수도 있다. 단순히 구직용 프로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링크드인에서 개인 브랜드까지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4.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한 알고리즘
링크드인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구인‧구직이 늘어 사용도 늘어났다.
공유되는 콘텐츠는 팬데믹 초기인 2021년보다 42% 늘었고 콘텐츠 조회수도 27% 늘었다.
문제는 링크드인 콘텐츠가 점점 다른 소셜미디어와 닮아가더라는 것이다.
"팬데믹 동안 사람들의 게시물은 훨씬 개인적인 것이 되었다. 집과 직장 생활이 얽히게 되면서 페이스북에 게시했을 법한 셀카와 가족사진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많은 사용자가 '다른 사람의 셀카 대신 내가 하는 업무를 더 잘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불평하기 시작했다." (링크드인 뉴스 편집장 댄 로스, 2023.6.28, entrepreneur)
그래서 최근 링크드인은 게시물 피드 알고리즘을 변경했다. 링크드인에 게시물을 올리면 '지식과 조언'을 공유하는 콘텐츠인지 여부에 따라 우선순위가 결정되는 것이다.
좋은 정보를 담은 글일수록 내 팔로워뿐 아니라 사용자 전체에 도달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 무작정 '좋아요'만 많이 받은 글이 아니라 의미 있는 댓글이 작성된 콘텐츠에도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추천해준다.
이 역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를 중시하기 시작한 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현재 링크드인은 빠르게 Z세대 사용자 수를 늘리고 있다. 특히 아직 졸업하지 않은 학생들의 가입이 2022년보다 74% 증가하고 이들이 파워유저가 되는 등 참여도 측면에서도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비즈니스와 전문성, 생산성 특화 소셜미디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Z세대를 적극적으로 끌어안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