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잉글리쉬/사진=폴 잉글리쉬 닷컴
폴 잉글리쉬/사진=폴 잉글리쉬 닷컴

여행 검색엔진 ‘카약’의 공동창업자 폴 잉글리쉬. 그는 2012년 온라인여행 서비스업체 프라이스라인에 카약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그런데 그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우버 택시기사. 밤 12시에서 새벽 2시까지 자신의 테슬라S로 보스턴에서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

 


그가 돈이 없어서 부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버라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이다.


우버 운행 중인 폴 잉글리쉬/사진=폴 잉글리쉬 트위터
우버 운행 중인 폴 잉글리쉬/사진=폴 잉글리쉬 트위터

그는 카약 매각 후 새로운 여행서비스 메신저 앱 ‘롤라(Lola)’를 준비 중이었다. 카약은 항공사, 호텔, 온라인 여행사를 추천하는 소프트웨어였기 때문에 알고리즘만 잘 짜면 됐다.

 


하지만 롤라는 여행 컨설턴트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직접 고객을 응대하는 콘셉트. ‘유럽으로 가족여행을 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입력하면 고객의 여행 패턴을 감안해 컨설턴트가 상담하고 예약해준다. 고객응대 노하우가 중요한 것이다. 그가 우버 기사를 시작한 것도 이런 노하우를 얻기 위해서였다.


내가 만든 기술(카약)이 인간이란 중요한 요소를 제거해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그 결과 남은 것은 기계에 대한 분노였다. 그래서 기술이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도록 디자인하기로 했다.

2016.5.12, 보스톤글로브



운전기사에 대한 평점의 중요성

우버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고객이 운전사의 서비스에 별점(5점 만점)을 매기도록 하고 있다. 누적 평점이 4점 아래로 떨어지면 운전사는 우버 영업을 할 수 없다.

 


잉글리쉬는 현재까지 4.97점을 받았는데 ‘어떤 승객이 나에게 만점을 주지 않았을까?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승부욕이 생겼다고 한다. 평점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기부여가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롤라에도 우버와 같은 평점 제도를 도입했다.

 


롤라도 여행컨설턴트 서비스에 대해 1~5점의 평점을 매길 수 있다. 나는 우리 컨설턴트들이 경쟁심을 가졌으면 한다. 낮은 점수를 받으면 '더 좋은 점수를 받고 싶다'고 생각했으면 한다.


/사진=Flicker
/사진=Flicker


고객에 대한 평점의 중요성

그가 우버를 운행하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이 운전사도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평점을 매긴다는 것. 고객 역시 3점 아래로 별점이 내려가면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는다. 그는 이런 쌍방평가가 예의 없는 승객으로 인해 직원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사에게 잘 대해주면 궁극적으로 기사가 승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믿음이다. 롤라도 회사가 컨설턴트들을 잘 보살피면 컨설턴트가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

2015.12.23, 비즈니스인사이더

하버드 비즈니스리뷰는 우버의 혁신성 가운데 하나로 기사와 승객 사이의 ‘나이스 터치’(nice touch)를 꼽고 있다. 승객과 운전사가 서로 평가하기 때문에 고객 경험은 물론 기사의 근로 경험까지도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