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라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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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의 주식 공모가가 3300엔(약 3만7200원)으로 확정됐다. 7월14일 뉴욕, 15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된다.

 

시가총액은 6930억엔(약 7조9000억원)으로 올해 세계 IT기업의 상장 가운데 최대 규모. 라인이 2011년 4월 일본에 진출한 지 5년 만의 쾌거다.

 

다른 나라 제품의 진입장벽이 유난히 높아 '갈라파고스'라고 불리는 일본에서 라인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주역은 다름 아닌 이모티콘 스티커 캐릭터. 무표정한 곰 브라운과 깜찍한 표정의 토끼 코니가 일본인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일본인들에겐 귀여움에 놀랍도록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카와이(kawaii.かわいい) 정서''가 있다. 라인 캐릭터가 이런 정서에 어필하면서 일본인들은 단숨에 라인을 의사소통 수단으로 받아들였다. 라인 이전에 이러한 시도가 없었는지 놀라울 정도다.

패스트컴퍼니.2015.2.19


전 세계 라인 사용자들은 매일 3억8900만개의 스티커를 보내는데 이는 라인을 통해 주고 받는 전체 메시지의 9%에 이르는 수치다.

 

2015년 한 해에만 스티커 판매로 287억엔(약 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라인 캐릭터는 일본의 문화적 현상이 됐다는 평가이다.


엄마들은 라인 캐릭터 모양으로 도시락을 싸주고, 아이들은 애니메이션 '라인타운'을 시청한다. 라인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은 편의점 물건에서부터, 유명 가방 브랜드 '사만사타바사'에 까지 이른다.


물론 원래부터 일본인들은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한다. 고양이 캐릭터인 헬로 키티는 40년이 넘은 지금도 국민 캐릭터로 사랑 받고 있다.

 

하지만 라인 캐릭터에겐 귀엽지만 판에 박은 듯 항상 똑같은 모습의 헬로 키티에겐 없는 매력이 있다. 바로 ‘스토리’다.

 

라인 스티커는 메신저에서 이모티콘을 대체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캐릭터에 감정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캐릭터에도 성격과 배경 이야기가 존재한다.



▶코니: 여성 토끼 캐릭터. 대체로 행복한 기분을 유지하며 다채로운 표정을 가졌다.


▶브라운: 남성 곰 캐릭터. 무표정을 유지하며 덕분에 차분하고 근엄한 이미지. 코니와 연인관계.

▶문: 특정된 선별이 없다(Genderless). 기분이 매우 좋거나, 매우 슬프거나, 매우 화 나 있다. 감정 표현이 극단적.


▶제임스: 남성 직장인 캐릭터. 금발 머리이며 자신이 잘생겼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외모와 직장 상사인 '보스' 캐릭터에 관심이 많다. 


또 연인 코니와 브라운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하 고 극장에서 3D 영화를 감상한다. ‘다이어트 편’에서는 문이 채소만 가득한 접시를 애처로운 눈빛으로 응시하고, 평소 자신감 넘치고 깔끔한 모습의 제임스가 실의에 빠져 면도도 하지 않은 채 폐인처럼 빈둥거리기도 한다.


그러니 귀엽지만 판에 박힌 듯 늘 똑같은 얼굴의 '헬로 키티'도 사랑해 마지 않던 일본인들이 라인 캐릭터들에 푹 빠질 수 밖에. 




라인 캐릭터들의 이런 선명한(vivid) 성격 덕분에 사람들은 캐릭터와 어떤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갖게 된다. 누구나 조금씩 캐릭터들에게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그 토실토실한(cherubic) 생김새에도 불구하고 이 캐릭터들이 다 큰 어른에게도 통하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도, 스토리도 없는 헬로 키티는 이 모든 게 불가능하다.

패스트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