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벤처 CEO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 "회사를 해보니 사람 채용하고 관리하기가 제일 힘듭니다. 안 그래도 바쁜데 사람에 시간을 쏟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보이고요. 한가하게 일대일 미팅을 하고 한 사람씩 챙기는 것은 시간 낭비 같고요. 그렇게 열심히 하고 신뢰를 쌓아도 어차피 나갈 사람은 나가더라고요. 그러니 아예 정을 주지 않는 게 속 편할 듯합니다."

이에 필자가 물었다. "그렇게 하니 나아졌나요?" 그는 답한다. "아니요. 더 힘들어요. 예전보다 더 빨리 나가요." 정과 신뢰를 줘도 직원은 떠날 수 있다. 신뢰를 만들고 좋은 관계를 만든다고 해서 사람이 떠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직원들이 떠나는데 고민을 더 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

 

리더들은 대개 효율에 익숙해 있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한다. 시간 대비 효과가 분명한 일에 집중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구성원들과의 관계 구축은 밑 빠진 독 같은 느낌이 든다. 이에 사람들에게 시간을 쓰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열심히 커뮤니케이션해도 오해와 비난, 나쁜 평이 들릴 때면 허탈해진다.

그러나 기억할 것은 인간은 로봇도 AI도 아니다. 작은 감정에도 쉽게 흔들린다. 소소한 마음의 걸림과 불신으로도 서로의 의가 상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심리이다. 그러므로 서로의 신뢰 향상을 위해서는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이는 활동이 필수적이다.

미팅을 마칠 때쯤 그 대표가 내게 이런 말을 한다. "비효율적인 것이 효과적이기도 하네요." 그렇다. 사람 관계는 더더욱 그러하다. 효율적인 것이 반드시 효과적이지 않다. 자녀를 효율적으로 대하는 부모, 애인을 효율적으로 대하는 남자친구를 생각해보시라. 존경을 받거나 사랑받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