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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이키가 첫 NFT 운동화를 출시했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한 켤레에 700만 원 이상 호가하고 있는데요. 비싸게는 45 이더리움, 약 1억 6423만 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영상 촬영 시점인 5월 4일 기준입니다)

언제 누구한테 팔았다는 거지? 나이키 홈페이지에도 출시 소식은 없었는데? 싶으실 텐데요.


몰랐던 게 당연합니다. 여러분들이 '클론엑스'(CloneX)의 보유자가 아니었다면 말이죠.


클론엑스는 그동안 저희가 소개했던 크립토펑크, BAYC 못지않게 유명한 NFT 프로젝트입니다. 나이키가 인수한 가상패션 전문 NFT 스튜디오 'RTFKT'(아티팩트)가 바로 이 프로젝트의 개발사죠. 즉 이번에 출시한 운동화 NFT는 RTFKT와 나이키가 합작한 첫 작품인 것입니다.


대체 이 운동화가 왜 이렇게 비싼 값에 팔리고 있는지, 우리는 왜 이 운동화를 가질 수 없었는지, 열쇠를 쥐고 있는 클론엑스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RTFKT가 뭐 하는 회사라고?


나이키의 RTFKT 인수 소식은 예전에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2019년 창업한 이 회사는 신발이나 옷을 가상패션으로 만들고, 이를 NFT로 발행해 판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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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RTFKT가 출시한 NFT를 보면 정말 기발한 작업물들이 많습니다. 나이키 스우시 로고의 색상을 스마트폰 앱으로 자유롭게 바꾸기도 하고, NFT 경매에서 입찰이 들어올 때마다 인공지능이 무작위로 하얀색 운동화에 색을 입히기도 했죠.


유명 운동화 디자이너 제프 스테이플과 협업한 프로젝트에서는 그가 디자인한 운동화 NFT와 함께, 제프 스테이플의 상징인 비둘기를 '메타피죤'이라는 이름의 NFT로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RTFKT의 운동화 NFT를 구매하면 운동화의 AR 필터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요. 자기 사진에다 필터를 씌워서 마치 운동화를 신은 것처럼 보이도록 해 스냅챗, 인스타그램에서 자랑할 수 있는 것이죠. 메타피죤 NFT를 보유하고 있으면 지나가는 비둘기에 AR필터를 씌워 비둘기 로봇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여기다가 NFT 보유자들이 원할 경우 실제 신을 수 있는 실물 신발로도 제작해서 보내주죠. 가상과 현실세계의 패션 경계를 무너뜨리는 능력은 독보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그래서 RTFKT는 나이키를 메타버스로 안내하는 급행열차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최근 올인하는 NFT 프로젝트가 바로 '클론엑스'입니다. 어쩌면 그동안의 작업물은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한 실험 단계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프로필 사진을 넘어선 3D 아바타 NFT


클론엑스는 크립토펑크, BAYC처럼 이미지를 소셜미디어 프로필사진으로 설정할 수 있는 PFP 컬렉션입니다. 다만 크립토펑크가 픽셀, BAYC가 원숭이 일러스트의 2D 이미지였다면 클론엑스는 3D 아바타라는 게 차이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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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NFT라면 당연히 세계관이 있어야겠죠.


이들의 세계관에서 클론엑스는 지구로 여행을 온 3명의 외계인이 설립한 회사 이름입니다. 클론엑스를 세운 이유는 모든 인류의 의식을 더 진화된 형체인 ‘클론’으로 복제해 궁극의 메타버스를 창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메타버스에서 인류는 유기체, 즉 현재의 신체가 아니라 클론이라는 디지털 아바타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이죠.


이처럼 클론엑스는 처음부터 메타버스용 아바타로 기획된 NFT 프로젝트입니다. 단순히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놓는 게 아니라, 아바타를 분신 삼아 가상세계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되는 거죠. NFT가 곧 나의 디지털 아이덴티티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 회사는 3D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다즈 3D’(DAZ 3D)와 협업해 클론엑스 NFT 보유자들에게 3D 파일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파일이 있으면 보유자들이 자기 클론의 키나 체형을 원하는 대로 설정하고, 움직이게도 만들 수 있죠. 각기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의 아바타 규격에 맞게 클론을 재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3D 파일이 있으면 영상통화에서 내 얼굴 대신 클론 얼굴을 띄울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RTFKT 창업자들이 AR필터를 활용해 클론을 줌 화상회의에서 활용하는 모습을 맛보기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화면 속 얼굴에 클론 얼굴이 씌워져 보이고, 눈을 깜빡이거나 말을 하면 클론도 똑같이 움직이죠.


사진을 넘어 아바타로 옮겨가고 있는 NFT 프로젝트의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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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FKT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거물급 유명인사도 등판시켰습니다. 클론엑스가 NFT 시장에서 즉시 주목받은 이유이기도 한데요. 바로 일본의 앤디워홀이라 불리는 팝아트 장인 무라카미 다카시가 클론 디자인에 참여한 겁니다.

그는 루이비통이 사랑한 아티스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구에서 어마어마한 인지도를 가진 인물입니다. 특히 스트리트 패션 업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죠.


클론엑스 NFT의 각 클론은 총 8가지 DNA 형질을 보유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데요. 인간, 로봇, 천사, 악마, 파충류, 언데드, 외계인 순으로 희귀도가 결정됩니다. 여러 특성 중 가장 희귀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무라카미 드립’이라는 형질입니다. 무라카미 특유의 알록달록한 무지개색이 클론에 약간이라도 섞여 있으면 높은 가치를 인정받게 되죠.


이렇게 무라카미 다카시의 손길을 거친 클론엑스는 2021년 11월 말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총 2만개의 클론이 있는데 이 중 RTFKT 운동화 NFT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1만개를 먼저 판매했고, 나머지 1만개는 경매를 통해 공개 판매했습니다. 물론 2만개 모두 완판됐고요. 현재 보유자는 9000명이 약간 넘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나이키 인수 소식이 전해진 뒤 클론엑스의 인기는 수직상승했고요. 굉장히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처음으로 100만 달러 넘는 가격에 거래된 클론이 등장하며 클론엑스 커뮤니티를 설레게 만들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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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클론엑스 #4594입니다. 125만 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15억 8300만원에 팔렸습니다. 알록달록 무지개색의 무라카미 형질이 잔뜩 포함되어 있는 게 보이시죠?


◇ 클론X 유틸리티


그런데 아무리 일러스트가 화려해도, 세계관이 아무리 탄탄해도 요즘 NFT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유틸리티라는 것, 이젠 다들 아실 겁니다. NFT 보유자들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있어야 커뮤니티가 유지되니까요.


일단 클론엑스는 NFT 보유자들이 자신의 클론을 상업적으로 활용해 최대 100만 달러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단 무라카미 형질을 지닌 클론 보유자의 경우 상업적 활용이 불가능한데요. 대신 이들에게는 무라카미 다카시 개인 NFT 프로젝트를 남들보다 먼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RTFKT의 추가 NFT 드롭도 홥발합니다. BAYC가 원숭이 보유자들에게 강아지 NFT를 분양해주고, 돌연변이 원숭이를 만들 수 있는 뮤턴트 세럼 NFT를 무료로 나눠준 것처럼 말이죠. 전체 NFT 프로젝트 가치가 높아질수록 이렇게 나눠준 NFT들도 함께 값어치가 오르기 때문에 NFT를 오래 보유할수록 내 자산이 늘어납니다. 가장 확실한 베네핏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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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엑스 보유자들에게 추가로 제공된 NFT는 클론들이 살 집의 역할을 하는 ‘스페이스 포드’와 창고나 갤러리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루트 포드’입니다. 보유자들은 자신의 집을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초대하거나 놀러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보유한 다른 NFT 수집품을 전시해놓을 수도 있죠.


한 보유자는 자신이 2이더리움으로 클론엑스를 구매했고, 추가 NFT를 받으면서 현재 38이더리움, 약 1억3500만원의 가치로 불어났다는 걸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영상 촬영 시점인 5월 4일 기준입니다)


◇ 나이키와의 협업


여기까지가 나이키 인수 이전에 이미 그려진 로드맵이었는데요. 그래서 나이키의 스니커즈 NFT 얘기는 언제 나오냐고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아까 클론엑스 보유자가 자랑한 추가 NFT 중에 네모난 상자 하나가 있었던 것 기억나시나요. 이게 바로 나이키와 RTFKT가 공동작업한 NFT ‘MNLTH’(모노리스)입니다. 모노리스는 SF작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돌기둥 모양의 신비한 물체를 뜻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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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노리스는 지난 2월 클론엑스 보유자들에게 하나씩 무료로 제공되었는데요.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비밀이었죠.


약 1주일 뒤부터 RTFKT 트위터 계정은 매일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이 상자를 열기 위한 퀘스트가 있고, 트위터의 메시지를 힌트삼아 문제를 풀어야 하는 거죠.


보유자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메시지에 하트, ‘좋아요’를 누르라는 간단한 것에서부터, 메시지에 첨부된 사진을 다운로드 받아서 파일정보에 숨겨진 비밀 메시지를 찾고, 창업자의 스페이스포드에 가서 또 다른 힌트를 받는 등 몇 달 동안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문제를 풀이한 보유자들의 영상을 보니, 이걸 어떻게 풀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어려워보였어요.


문제를 풀 때마다 상자는 조금씩 열렸고요. 4월 23일 마지막 퀘스트를 끝으로 드디어 내용물이 공개됐죠. 이 안에 바로 나이키 스니커즈 NFT가 들어있었던 겁니다. 이제 우리가 왜 이 운동화를 가질 수 없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시겠죠?


이렇게 몇 달 동안 문제를 풀면서 기다렸는데 운동화만 들어있을 리 없습니다.


상자에는 ‘스킨 바이알’이라는 NFT도 들어있었는데요. 운동화에 적용시키면 스킨 바이알의 DNA 형질에 따라 운동화의 색상과 디자인이 변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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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바이알은 클론엑스의 DNA 형질처럼 총 8가지가 있고 무작위로 제공됐죠. 당연히 외계인이나 무라카미 드립 형질의 DNA를 받은 엄청난 행운아도 있을 겁니다.


영상 가장 처음에 1억 6000만원 넘는 돈에 팔렸던 운동화 기억나시죠. 그게 바로 무라카미 스킨을 적용한 운동화였습니다.


나이키는 RTFKT를 인수하기 전 ‘크립토킥스’(CryptoKicks)라는 블록체인 기술 특허를 출원했었죠. 크립토킥스에는 가상 신발에 대한 ‘교배’ 기능이 있었는데요. 크립토키티나 엑시인피니티 같은 블록체인 게임처럼 서로 다른 디자인의 신발을 섞어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탄생시키는 것이었죠.


이번에 RTFKT와 함께 내놓은 스니커즈 NFT에는 ‘나이키 크립토킥스’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진 않았지만 스킨 바이알을 통해 운동화를 계속 진화시키고, 또 교배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의 운동화를 잠금 해제하는 방식으로 계속 새로운 운동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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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에는 나이키 후드 스웨터의 출시를 예고하기도 했는데요. 클론도 입고 현실의 나도 입을 수 있게 AR 버전, 실물 버전 둘 다 내놓겠다고 합니다. 앞으로 RTFKT가 출시하는 모든 상품은 클론을 위한 옷과 클론이 살 집을 꾸밀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본격적으로 클론들을 위한 생태계 구축에 나서겠단 겁니다.


그동안 메타버스 아바타들에게 옷을 입히기 위해 패션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클론을 위한 패션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을지 짐작가실 겁니다. RTFKT는 벌써부터 “패션의 미래는 클론이 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RTFKT 덕분에 나이키는 힘들이지 않고 메타버스 세계에서도 패션 거인으로 군림할 수 있게 되겠죠. 사람들이 클론을 아바타 삼아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을 오가고, 소셜 미디어에 자신의 모습을 올리고, 화상통화를 할 때마다 이들은 나이키의 옷과 신발을 착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게다가 집을 꾸미는 아이템이라니, 사람들이 게임 속에서 집을 꾸미는데 얼마나 심혈을 기울일지, 이게 얼마나 큰 시장을 만들지도 예상이 되시겠죠.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제품과 브랜드가 이들과 협업할 기회를 노리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살펴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클론엑스 NFT의 가장 큰 유틸리티는 재미인 것 같다는 점이었습니다.


클론엑스 드롭부터가 그랬는데요. RTFKT 운동화 NFT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디스크’ NFT를 나눠주고, 이걸 활성화시키면 클론을 생성할 수 있는 바이알이 생성되고요. 또 이 바이알을 활성화시켜야 비로소 내 클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했거든요.


모노리스 상자를 여는 과정도 마치 방 탈출 게임이나 보물찾기 같죠. 퀘스트를 깨며 아이템을 얻고 레벨 업을 하는 mmorpg게임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물론 문제를 풀지 않아도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됐겠지만, 마치 거대한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은 보유자들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니 열광하지 않을 수 없죠.


모노리스 상자 안에는 2차 모노리스 상자도 들어있었습니다. 더 창의적이고 어려운 퀘스트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상자 안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