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글로벌 회사 한국지사장을 만났다. 그분은 참 베풀기를 좋아하시는 분이었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 "리더 후보로 찍어둔 직원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이들보다 더 열심히 코칭했다. 글로벌 콘퍼런스 참여나 교육 기회도 많이 주었다. 과거 나 역시 그런 행사에 가고 싶었지만, 상사가 그런 기회를 별로 주지 않았기에 아끼는 직원에게는 그런 기회를 마음껏 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 직원이 퇴사했다. 퇴사하면서 인사부서에 자신은 지사장님이 많은 교육 기회를 주는 게 부담스럽고 힘들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허탈했다.“
리더들은 '많이 베풀어주라'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니 상대도 좋아하겠다고 여기는 것, 자신이 과거에 필요했던 것이니 상대도 지금 필요하겠다고 여기는 것들을 주는 것은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리더 자신이 받고 싶었던 것이나 받고 싶은 것이 꼭 구성원들이 받고 싶은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골프채를 받고 싶지만, 상대는 테니스 라켓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면 골프채를 상대에게 주어도 부담으로 느끼고 구석 어디엔가 내팽개쳐 놓을 뿐이다.
또 한 가지는 사람은 자신이 자율을 발휘해서 얻은 것에 더 만족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교육을 좋아하는 직원이라도 '이런 교육 가고 싶습니다'라고 요청했을 때 보내주는 것과 가만히 있는데 '교육 가세요'라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필자는 책 선물을 많이 받는데 흥미롭게도 필자가 스스로 산 책은 열심히 읽지만 선물 받는 책들은 잘 안 읽는다. 책을 좋아하는데도 말이다. 후자는 나의 자율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저 많이 준다고 구성원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① 자신이 보기에 상대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라.
② 상대가 갈구하고 희망할 때 주라. 그러면 상대는 자신의 의지로 얻었다고 여기기에
소중히 여긴다.
③ 자신이 생각하기에 상대가 그리 원하는 것 같지 않지만, 그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기에 주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먼저 상대가 그것을 희망하게 하라. 그런 뒤 주어라. 그래야 상대는 그것을 얻었을 때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