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리더들이 필자에게 상담하러 온다. 많은 경우 뛰어난 리더,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 자신의 성격을 고쳐야 하는지 질문이 많다.

적극적인 리더는 좀 조용한 성격으로 바꾸어야 뛰어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조용한 리더는 좀 주도적이어야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꼼꼼한 리더는 좀 대충해야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좀 대충하는 리더는 더 치밀해야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성격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뛰어난 리더의 핵심요인이 그것일까?

2004년 CNBC의 프로그램 ‘Nightly business report’가 방영 25주년을 맞아 와튼스쿨 교수들과 지난 25년간 가장 뛰어난 리더 25인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인텔의 앤디 그로브, 사우스웨스트의 허버트 켈러허,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렌 버핏, SAS의 짐 굿나이트, 경영학 교수인 피터 드러커 등이 포함돼 있었다.

리더 선정에 관여한 와튼스쿨 교수들은 이들의 리더십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 애썼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들의 공통점이 많지 않았다.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렌 버핏이나 SAS의 짐 굿나이트 회장, 사우스웨스트의 허버트 켈러허 회장 같이 친절하고 유쾌하며 부드러운 리더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 명단에는 앤디 그로브,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처럼 일반인들이 볼 때 괴팍하고 편집증적인 리더들도 있었다.

이후 와튼스툴 교수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끈질김'이었다. 선정된 리더들은 부드럽든 독단적이든 일시적인 부침에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오래전 연구이긴 하지만 리더들에게 시사점이 있다.


흔히 우리는 부드러운 리더들이 훌륭하고 뛰어난 리더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뛰어난 리더로 인정받는 것은 그들이 조용하고 친절하고 부드러워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겸손하고 부드럽지만, 독하고 끈질기게 원칙을 지키고 성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반면, 괴팍함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리더들이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이유 역시 그들에게는 '끈질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조건 끈질기다고 뛰어난 리더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것에 대한 끈질김이나 자신의 사욕에 대한 끈질김은 독선과 아집이며 주위와 사회에 피해를 준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에 대해 '끈질김'을 가졌을까?

그들은 큰 꿈을 좇는 데 있어서, 원칙과 가치에 대한 자신의 엄격한 기대 수준을 가지고 전진하는 데 있어서 '끈질겼다'. 예를 들어 잡스는 '단순함'의 원칙, 앤디 그로브는 '최고의 품질', 베조스는 '고객 중심'의 원칙에 끈질겼다. 이들은 이런 원칙들을 위해서는 손해를 마다하지 않았다. 선정된 리더들 25인 하나하나가 다 자신들의 꿈, 원칙과 가치에 대해 끈질겼다.

물론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리더, 폭력적이거나 갑질 리더는 당연히 퇴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뛰어난 리더가 되기 위한 핵심은 특정한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심 없이 큰 뜻에 대한 가치와 원칙을 끈질기게 고수하는‘ 리더들이 뛰어난 성과를 이루어내는 것'이다.